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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자연재해 빈도와 규모가 늘면서 전 세계 보험 산업이 위기를 맞았다. 이상 기후에 따른 보험 손실액이 늘어나 철수·파산하는 보험사가 생기면서 보험 공백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각국 정부와 보험사는 위기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사업을 다각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지난 8월24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나파 카운티 에트나 스프링스에서 한 소방관이 '피켓 파이어'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AP=뉴시스


휴대폰인증대출 지난 6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호주보험협회는 2020년대 호주 내 홍수·산불·폭풍 등 극심한 기상 현상으로 인한 보험 청구액이 연평균 45억달러(약 6조4000억원)로, 1990년대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상 기후에 따른 보험 손실액 증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연재해로 대전 아파트 전세 인한 전 세계 보험 손실액은 1000억달러(142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710억달러)보다 40% 높고 21세기 평균인 410억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이러한 추세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세스 웨스트라 호주 애들레이드대 기후 위험학 교수는 "지구 온난화가 가속하면서 보험 청구액과 손실액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화재·홍 신용평가기관 수·해안침수·열대성 저기압 등 피해는 기후 변화로 인해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월30일(현지시간) 이튼 산불이 휩쓸고 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애털디너에서 잿더미로 변한 주택가가 보인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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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청구·손실액 증가는 보험료 폭등으로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전국 주택 보험료가 지난 5년 동안 평균 30~40% 상승했다. 특히 허리케인과 홍수가 잦은 플로리다주 보험료는 전국 평균 4배에 달한다. 또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텍사스, 캘리포니아에서는 수십 개 보험사가 보험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했다.
개인파산신청자격주요 보험사들은 고위험 지역에서 철수하거나 신규 가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보험 공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호주보험협회는 홍수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호주 주택 24만2000가구 중 약 77%인 18만6000가구가 홍수 대비 보험이 없다고 추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민간 보험사들이 보험 제공을 거부하거나 철수한 고위험 지역 주민들을 위한 주정부 지원 보험 프로그램 가입자가 2023년 9월 33만275명에서 올해 6월 61만179명으로 거의 2배 증가했다.
웨스트라 교수는 "무보험 피해가 급증하면 정부는 누가 피해 복구 비용을 지불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갑자기 많은 지역이 보험에 가입할 여유가 없게 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 8월27일(현지 시간) 인도 잠무 타위강 강둑에서 사람들이 돌발 홍수로 흙더미에 파묻힌 차량을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기후 변화로 보험산업이 위기를 맞자 각국 정부와 보험사는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9일 주정부 지원 보험 프로그램 제도를 개선하고 일부 보장 범위를 확대하는 초당적 법안 패키지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또 인도 정부는 전국적인 기후 연계 보험 프로그램을 설계하기 위해 현지 보험사와 협의 중이라고 지난 6일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일본 최대 손해보험사인 도쿄해상은 자연재해 완화에 특화된 엔지니어링 컨설팅 회사 ID&E를 6억4200만달러에 인수했다. 고객들이 단순히 손실된 것을 복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 재발 방지에 투자하도록 장려한다는 계획이다. 시로타 히로아키 도쿄해상 최고경영자(CEO)는 "단순 피해 복구에 그친다면 다음에 비슷한 재난이 발생하면 비슷한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보험금 청구가 반복되면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불충분하며 근본적인 기후 변화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예일기후대응모임은 "극한 기상 현상이 악화하지 않도록 지구 온난화를 멈추기 위해선 궁극적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해야 한다"며 "그때까지는 잠재적인 보험 위기를 피하기 위해 광범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